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미래일자리 보고서 2025'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방대한 29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는 향후 5년간 글로벌 노동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며 다양한 통계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기술 발전, 그린 전환, 인구통계학적 변화, 지역경제 분열, 경제적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약 7,8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순수하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독특한 도전과제를 마주하고 있는데요,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 세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미래 일자리 시장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들
세계경제포럼의 미래일자리 보고서 2025에서는 향후 5년간 일자리 시장과 직업을 변화시킬 주요 요인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요인은 기술 발전으로, 특히 AI와 정보 처리 기술(86%)과 로봇 및 자동화(58%)가 일자리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AI는 일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면서도 인간이 생산하는 결과물의 양과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로봇의 역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10,000명의 직원 당 162대의 로봇이 일하고 있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독일과 같은 제조업 선진국에서 로봇 사용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일하는 로봇의 80%가 이 다섯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래에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더욱 일상화될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겠네요.
-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7,800만 개 일자리 순증가 전망 (현재 대비 7% 증가)
- 1억 7천만 개 새 일자리 창출, 9,200만 개 일자리 소멸 예상
- AI로 인해 1억 1천만 개 일자리 창출, 9천만 개 일자리 소멸 예상
- 현재 인간이 수행하는 업무 비중 47%, 기술/기계 22%, 인간과 기술의 협업 30%
- 2030년까지 기계가 수행하는 업무 비중은 12% 증가한 34%, 인간은 13% 감소한 33%로 변화 예상
두 번째 주요 요인은 생활비 증가와 인플레이션입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저개발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세 번째 요인은 고령화로, 선진국에서는 일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인데, 현재 생산가능인구는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 사이에 약 절반씩 분포되어 있지만, 2050년까지 선진국의 고령화로 인해 저개발 국가가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5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타깝게도 인도와 남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네요.
성장하는 직업과 쇠퇴하는 직업 트렌드
세계경제포럼의 미래일자리 보고서는 향후 5년간 급성장할 직업군과 쇠퇴할 직업군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직업군 상위 15개 중 대부분이 빅데이터 전문가, 핀테크 개발자, AI 개발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보안 전문가, 자율주행 전문가, UX/UI 디자이너 등 기술 관련 직종입니다. 특이한 점은 트럭 운전사나 배달 기사가 9위에 포함되었다는 것인데, 이는 완전한 자율주행 시대가 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2030년까지는 이러한 배달 관련 직종의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반면, 가장 빠르게 쇠퇴할 직업군으로는 캐셔, 티켓 부스, 은행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 데이터 입력 사무원, 비서, 회계사, 금융 관련 1차 행정 및 사무직 등이 꼽혔습니다. 이러한 직업들은 공통적으로 AI, 자동화 로봇 등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반복적인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직종들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이러한 영역에서 자동화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해당 직종에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일자리를 대체할 로봇이나 AI를 만드는 사람들의 일자리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성장하는 직업: 빅데이터 전문가, 핀테크 개발자, AI 개발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보안 전문가
- 쇠퇴하는 직업: 캐셔, 은행 창구 직원, 데이터 입력 사무원, 비서, 회계사, 금융 관련 사무직
- 기술 관련 직종이 상위 15개 성장 직업군 대부분 차지
- 배달 관련 직종도 2030년까지는 성장 예상
- 현재 업무의 47%는 인간이, 22%는 기술이, 30%는 인간과 기술이 협업하여 수행
흥미로운 점은 현재 업무 수행 주체에 관한 데이터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업무의 47%는 인간이, 22%는 기술이나 기계가, 30%는 인간과 기술이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30년까지 기계가 수행하는 업무 비중은 12% 증가한 34%로, 인간이 수행하는 업무 비중은 13% 감소한 33%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인간의 일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어 전체 업무량 중 인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하지만 절대적인 일자리 수는 증가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인터넷과 이메일의 발달로 인간의 생산성은 크게 증가했지만, 인간의 업무량이 줄어들거나 여가 시간이 늘어나기보다는 오히려 더 바빠진 것과 유사한 현상입니다.
미래 직업 세계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
세계경제포럼의 미래일자리 보고서 2025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미래 직업 환경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에 관한 분석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창의적 사고, AI 및 빅데이터 활용 능력, 기술 활용 및 개발, 호기심과 평생학습 태도가 향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창의적 사고는 AI가 발전하더라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역량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리더십 및 사회적 영향력, 인재 관리, 분석적 사고, 환경 관리 능력도 상위 10대 성장 역량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사회적, 감성적, 환경적 역량의 중요성이 함께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역량들은 자동화나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앞으로 더욱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 창의적 사고와 AI 및 빅데이터 활용 능력이 최상위 필요 역량
- 기술 활용 및 개발, 호기심과 평생학습 태도 역시 중요
- 리더십, 인재 관리, 분석적 사고, 환경 관리 능력도 상위 역량
- 역량 격차는 기업 변화의 가장 큰 장벽으로 지목됨(63%)
- 2023년 41%에서 2025년 50%로 장기적 학습 전략 참여 증가
보고서는 또한 역량 격차가 기업 변화의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2025-2030년 사이에 역량 격차를 주요 장벽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직원 재교육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에는 41%였던 장기적 학습 전략 참여 비율이 2025년에는 5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평생학습과 지속적인 역량 개발이 미래 직업 세계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기업과 개인 모두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의 직업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것입니다.
기업의 변화 대응과 한국 기업의 특수성
미래일자리 보고서에서는 기업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력 확보에 대한 전망을 조사한 결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과 같이 노동력 부족 우려가 적은 국가의 기업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응답을 한 반면,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유럽 등 노동력 부족 우려가 많은 국가의 기업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응답을 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기업의 50%가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약 20%만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일본, 중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도 비슷한 응답 패턴을 보였습니다.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살펴보면, 1위는 직원 재교육(리스킬링)과 역량 강화(업스킬링), 3위는 새로운 역량을 가진 인재 채용으로 인적 자원 중심의 대응이 강조되었습니다. 반면 2위와 4위는 각각 자동화 가속화와 기술을 통한 노동력 대체로, 기술 중심의 대응도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프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과 같은 해외 노동력 활용 전략은 10% 미만의 기업만이 선택했다는 점인데, 이는 앞서 언급한 지역경제 분열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 한국 기업의 50%가 미래에 필요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 예상
- 기업 대응 전략 1위: 직원 재교육과 역량 강화
- 기업 대응 전략 2위: 자동화 가속화
- 한국은 지역경제 갈등이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1%로 최고
- 한국 기업의 67%가 고용 및 해고의 유연성 필요성 제기 (글로벌 평균 44%)
한국 기업들은 몇 가지 면에서 글로벌 평균과 크게 다른 특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지역경제적 갈등이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1%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습니다. 이는 한국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미래 고용을 돕기 위해 어떤 정책이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국 기업의 67%가 고용 및 해고의 유연성을 선택했는데, 이는 글로벌 평균 44%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이 해고가 어려운 국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글로벌 평균 26%에 비해 한국은 42%로 높게 나타나, 미래에 더 많은 이민자들이 한국에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변화하거나 사라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인과 기업, 그리고 사회는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 역량 개발과 적응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앞서도 언급된 창의적 사고, AI 활용 능력, 평생학습 태도와 같은 핵심 역량을 키우는 것이 미래 직업 세계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