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교육계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틀에 박힌 교육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혁신적인 교육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은 교육의 양극화 해소와 개인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캠퍼스 없는 대학의 혁신: 미네르바대학
미네르바대학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이 대학은 캠퍼스가 없는 온라인 대학으로 시작해 우리나라에서는 하버드보다 입학이 어려운 명문대학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입니다. 학생들은 미국, 영국, 독일, 아르헨티나, 인도, 대만, 한국 등 7개국의 유명 도시에 위치한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수업은 오직 온라인으로만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각 지역의 문화를 체험하고 현지 문제를 조사하며 세계관을 넓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미네르바대학의 수업은 단순한 온라인 강의가 아닌 철저하게 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온라인 시스템은 학생들의 발언, 참여, 태도 등이 카메라로 교수자에게 자동으로 전달하고, 모든 학생이 균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수업을 이끌어 갑니다. 토론 참여도가 학점을 좌우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방대한 양의 독서와 사전학습으로 무장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소통과 협업 능력을 함께 키우게 됩니다.
- 캠퍼스 운영 비용이 들지 않아 등록금이 미국 대학 평균(5만 달러)의 1/5 수준인 1만 달러 정도
- 인터넷만 원활하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최고의 교수진 확보 가능
-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적극 활용
게임으로 인재를 키운다? '엘리트 오픈 스쿨'의 도전적 접근
디지털 시대에 맞는 고등학교 교육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엘리트 오픈 스쿨'의 사례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미국에서 SAT 교육으로 유명한 엘리트학원을 창업한 박종환 회장이 설립한 이 학교는 2023년 미국 사립 고등학교 평가에서 전체 3,142개 중 55위(상위 2%)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한국에 설립된 엘리트 오픈 스쿨은 정말 파격적입니다. 게임 학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롤드컵 우승팀인 T1과 계약을 맺고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비롯한 프로 게이머들이 직접 강의에 참여합니다. "뭐? 게임 중독 아이들에게 게임을 더 가르친다고?"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 학교의 접근법은 색다릅니다.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오전에는 정규 교육과정을 학습하고, 오후에는 세계 최고 프로 게이머들의 코칭을 받으며 체계적인 게임 훈련을 받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프로 게이머가 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축구 선수를 꿈꾸던 아이가 전문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죠.
- 게임에 빠져 다른 공부에 무기력해진 학생들에게 새로운 희망 제시
- 프로 게이머의 코칭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한계를 현실적으로 파악
- 게임 관련 커리어를 살려 미국 대학에 특기생으로 입학하는 사례 다수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다시 고민하기 시작하고, 학교는 아이들의 미래를 일일이 코칭하며 잃어버렸던 공부에 대한 관심을 되살립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으며, e-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대학에 특기생으로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포기가 아닌 희망을 갖게 만드는 교육, 정말 혁신적이지 않나요?
AI가 해결하는 교육의 난제: 개인 맞춤형 학습과 교육 양극화
엘리트 오픈 스쿨은 최근 미네르바대학과 협업해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고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박종환 회장의 경험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준에 맞는 교육 콘텐츠'와 '미래를 함께 고민해주는 코칭'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코치를 확보하려면 필연적으로 고비용이 발생하게 되죠. 이 문제를 생성형 AI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토론과 발표 중심의 미네르바 방식 교육에서는 학생들의 철저한 사전학습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의 한계는 학생이 사전학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죠. 여기서 AI 코치가 등장합니다. 학생이 "베르누이 방정식에 대해 알려줘"라고 요청하면, AI 코치는 그 학생의 수준에 가장 적합한 유튜브 영상을 추천해줍니다. 너무 어렵다면 "좀 더 쉬운 걸로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되고요.
- 요즘 학생들의 짧은 집중 시간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제공
- 필요성을 공감하게 하고 스스로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 '세계 최고의 교육자료'가 담긴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츠 적극 활용
이러한 접근법은 전통적인 '무조건 외우고 학습하라'는 주입식 교육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공학을 배우기 위해 '미적분을 무조건 먼저 마스터해야 한다'는 식이 아니라, 실제 공학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학적 지식을 배우게 하는 방식이죠. 호기심을 계속 유발하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 이 방식은 실제로 높은 학습 성취도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의 미래: 메타 인재양성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박종환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놀랍게도 '교육 양극화 해소'와 '난민 교육'에 있습니다. 다보스포럼 위원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적인 난민 문제, 특히 난민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메타버스와 AI 기반 교육 플랫폼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물론 학원사업으로 축적된 자본이 있었기에 가능한 투자였지만, 미래를 생각하고 인류를 생각하는 그의 세계관이 돋보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교육열이 지금의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동시에 사교육의 부작용과 교육 양극화라는 숙제도 안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부작용을 계속 비난만 할 것인가, 아니면 이 엄청난 교육열과 발전된 기술을 잘 융합해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인가?
- AI 교육 코치가 학생들에게 수준별 맞춤형 교육 콘텐츠 제공
- 교사들은 수업 부담 감소, 대신 학생들의 꿈과 미래에 대한 코칭에 집중
- 다양한 꿈과 진로를 가진 학생들이 공존하는 교육 환경 조성
우리 사회가 '학생은 성적이 인생의 전부고, 서울대 입학이 삶의 목표'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엘리트 오픈 스쿨의 성공 사례처럼 우리도 충분히 혁신적인 교육 모델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미 산업 생태계는 창조적이고 다양한 꿈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교육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진화해야 할 때입니다.
교육의 주인공은 어른들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입니다. 메타 세상에 맞는 교육의 진화가 절실한 지금, AI는 그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제 학생들은 AI와 친구처럼 대화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요즘, 우리 모두의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출처: 최재붕 교수의 'AI 사피엔스'중 일부를 기반으로 각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