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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MBTI를 강요하지 마세요: 성격 유형 검사의 위험성과 대안

by SidePlay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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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MBTI를 강요하지 마세요: 성격 유형 검사의 위험성과 대안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새로운 만남에서 "당신의 MBTI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 인사말처럼 사용되고, SNS 프로필에 자신의 MBTI 유형을 명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MBTI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도구이자 자기 이해의 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성격 유형 검사가 우리 자녀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할까요? Psychology Today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우리는 자녀들의 성격을 너무 이른 나이에 유형화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MBTI란 무엇이며 왜 한국에서 열풍이 불었나

MBTI는 카를 융의 심리학적 유형론을 바탕으로 캐서린 브릭스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개발한 성격 유형 지표입니다. 이 검사는 네 가지 차원(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처음에는 직업 선택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도구로 개발되었으나, 현재는 자기 이해와 대인 관계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죠.

 

한국에서 MBTI가 폭발적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사회문화적 요인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이 심화되면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자기 정체성 표현 방식을 찾게 되었어요. 또한 취업난과 경쟁이 치열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진로를 모색하려는 젊은이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0대의 95%가 MBTI 검사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적 성향도 MBTI 유행에 한몫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라는 소속감을 중요시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MBTI는 이런 모순적인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완벽한 도구였던 셈이죠. "나는 INFP야"라고 말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함을 드러내면서도, 같은 유형의 사람들과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으니까요.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 증가
  • 취업난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의 자기 이해 욕구
  • 개인의 독특성과 집단 소속감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도구
  • SNS와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인한 빠른 확산
  • 간편하고 재미있게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

그러나 이렇게 유행하는 MBTI를 자녀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 발달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고정된 성격 유형을 부여하는 것은 그들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MBTI가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Don't Let Your Children Take the Myers-Briggs"에서 지적했듯이, MBTI와 같은 성격 유형 검사는 특히 발달 과정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적용될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우려는 성격이 아직 형성 중인 단계에서 아이들에게 특정 유형의 "라벨"을 붙이게 되면, 그것이 일종의 자기 성취적 예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너는 내향적이니까 이런 활동이 적합해"라는 식의 말은 아이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다양한 경험을 시도해보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1. 자기 성취적 예언 효과 - 아이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믿게 되면,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만 행동하고 발전하게 됩니다.
  2. 성장 마인드셋 저해 - 고정된 유형을 강조하면 능력과 특성이 노력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셋 형성을 방해합니다.
  3. 사회적 기대와 압력 - 특정 유형이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행동을 강요받거나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성격은 생애 전반에 걸쳐 계속 변화하며, 특히 청소년기와 청년기는 성격 형성의 중요한 시기라고 합니다. 실제로 MBTI 검사를 몇 주 간격으로 다시 실시했을 때 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이는 MBTI가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 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고난 성향이 있다 하더라도, 환경과 경험, 개인의 노력에 따라 행동 패턴과 사고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자녀의 성격 발달을 돕는 건강한 대안

자녀의 성격을 고정된 유형으로 규정하는 대신,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더 건강한 접근법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다양한 면모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한 아이가 내향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해서 그것만이 그 아이의 전부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외향적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이나 사고 패턴을 관찰할 때 "네가 ISFJ라서 그래"라고 말하는 대신, "지금 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니?", "이런 상황에서 어떤 느낌이 들어?"와 같은 개방형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는 아이의 자기 인식과 정서 지능 발달에 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는 이런 활동이 더 맞을 거야"라고 제한하기보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모든 영역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세요. 때로는 편안한 영역을 벗어난 경험이 아이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평생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결국 아이의 성격을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성장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MBTI와 같은 성격 유형 검사는 재미있는 대화의 소재가 될 수는 있지만, 아이의 정체성과 미래를 규정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아이는 고유하고 다면적인 존재이며, 그들의 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라벨도 여러분의 자녀를 완전히 정의할 수 없습니다. 대신 아이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고,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가 진정한 부모의 지혜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자녀의 MBTI를 알고 싶다면, 잠시 멈추고 '왜' 그것이 필요한지 생각해보세요. 아마도 자녀를 더 잘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는 다른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출처: Psychology Today - "Don't Let Your Children Take the Myers-Brig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