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평가 방식과 대학 입시 제도는 동서고금을 떠나 오랫동안 논쟁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특히 표준화 시험의 효용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었죠.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교육 평가 시스템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단순히 기존 시험 방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이고 공정한 평가 방식을 가능하게 하며 교육의 본질에 더 가까운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표준화 시험의 한계와 개선 가능성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표준화 시험은 학생들의 성취도를 측정하는 주요 도구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험들은 종종 너무 편협하다는 비판을 받곤 했었습니다. 주로 객관식 문항을 통해 실생활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 중 일부만을 평가하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교사들은 교실에서 시험에 나오는 내용에만 집중하게 되는 편향성을 띨 수밖에 없었고요.
또한 이러한 시험들은 학습 시간을 빼앗고, 실질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어습니다. 시험 점수가 여름이나 다음 학년도 초에 나오면, 아이들은 이미 새로운 학년으로 진급해 새 교사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학생들은 자신의 성적과 연결되지 않은 시험에서 최선을 다할 동기가 거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인구통계학적 차이에 따른 성과 차이는 특정 그룹이나 학교에 대한 편향 주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표준화 시험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해결책일까요?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평가 자체가 없다면 우리는 어떤 것도 개선할 수 없을 테니까요. 문제는 시험 자체가 아니라 그 형태와 활용 방식에 있습니다. 표준화 시험의 범위를 넓히고, 더 실행 가능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나은 접근법일 수 있습니다.
- 표준화 시험이 불완전할지라도,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정말 공정성을 높이는 방법일까요?
- 소외된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가 학생들이 어디서 뒤처지고 있는지 모른다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 교육자, 학생, 가족들이 자신들의 격차를 모르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일까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표준화 시험 결과를 개인화된 학습 플랫폼과 연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칸 아카데미는 이미 몇 년 동안 표준화 시험 정보를 활용하여 교실에서의 맞춤형 학습을 개선해 왔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2021-22학년도에 권장 주당 30분 이상의 사용량으로 참여한 학생들은 학년에 따라 26%에서 38%까지 학습 성취 예측을 초과했다"라고 합니다. 이것은 표준화 시험의 결과를 활용하여 실질적인 학습 개선을 이끌어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교육 평가의 변화
인공지능, 특히 생성형 AI는 교육 평가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객관식이나 수치 입력 문항은 특정 유형의 기술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지만,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문제 해결 접근 방식, 창의적 사고 등을 포착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제한된 인원으로 이러한 미묘한 구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인 주관식 문항을 평가하려면 복잡한 채점 기준과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춘 전문가가 구비되어야 함은 물론이고요.
하지만 이제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이러한 종류의 풍부한 평가를 경제적으로, 그리고 보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독해력을 예로 들어볼까요? 현재 학생들은 지문을 읽고 저자의 의도 같은 것에 대한 객관식 질문에 답합니다. 앞으로는 생성형 AI가 객관식 없이도 학생들의 생각이나 저자의 의도에 대해 대화하고, 학생이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쓰거나 말하면 AI가 일관되게 그 반응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AI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증거를 바탕으로 하는지에 대해 학생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 전체 평가는 사려 깊고 공감적이며 재미있는 멘토와의 유동적이고 폭넓은 대화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 일부는 역할극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한 작업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언어와 독해력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수학에서 AI는 학생들에게 추론을 설명하거나 증명을 개발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과학에서는 학생이 실험을 설계하거나 연구 논문을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죠. 이것은 과학자가 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요소 중 두 가지 요소이기도 합니다. AI 기반 시뮬레이션은 학생의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할 수 있고, AI의 시각적 기능이 향상됨에 따라 점점 더 멀티모달리티(multimodality)화 되어감에 따라 시각적 작업, 사진, 발표 영상 등을 비평하고 평가할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AI가 대학 입시에 미치는 영향
미국 대학 입시에서 일반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는 성적, 표준화 시험, 과외활동, 에세이, 그리고 추천서입니다. 인공지능은 이 요소들 대부분이 어떻게 가치를 부여받고, 발전되고, 평가되는지 변화시킬 것입니다. 특히 에세이와 추천서와 같은 작성 요소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은 큰 윤리적 질문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교사나 상담사들은 생성형 AI를 사용해 추천서를 작성할 수 있고, 학생들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해 자신의 실제 글쓰기 능력이나 창의성을 허위로 표현하는 인상적인 에세이를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입학 사정관들이 지원자의 작업 유효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합니다.
하지만 상위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은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암묵적으로 알고 있었던 불평등에 더 주목하게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몇 년전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캔들(Varsity Blues, 2019년 발생한 대규모 대학 입시 비리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바 있음)에서는 부유한 연예인 부모들이 비윤리적인 대학 입학 컨설턴트를 고용하기 위해 수십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이 컨설턴트는 지원 에세이를 작성했을 뿐만 아니라 사진을 포함한 과외활동까지 완전히 조작했죠. 미국판 스카이캐슬, 아니 그 이상의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극단적인 예지만, 부유한 가정만이 감당할 수 있는 대학 입학 컨설턴트를 중심으로 한 또다른 산업이 존재했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ChatGPT와 같은 도구는 고가의 대학 입학 컨설팅을 절대 감당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들에게 훨씬 더 확대된 접근성을 가져다줍니다. 이제 모든 사람이 한때 부유층만의 영역이었던 윤리적 회색 지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된 것입니다.
AI 기반 대학 입시의 미래
그렇다면 미국은 과연 전통적인 에세이와 추천서 대신 어떤 방식으로 입시 제도를 개선할 수 있을까요? AI를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에 대해 알아봅시다. 2020년에 출시된 'Schoolhouse.world'는 무료 온라인 튜터링 플랫폼으로,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친 자원봉사자들이 튜터링을 제공합니다. 이 플랫폼의 튜터 성적표는 이미 시카고 대학, MIT, 예일, 브라운, 칼텍, 조지아 텍, 컬럼비아를 포함한 18개 대학에서 입학 지원 과정의 선택적 부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대학들은 Schoolhouse.world의 성적표를 중요시 여깁니다. 이는 과목 전문성과 의사소통, 공감, 지역사회봉사, 리더십을 측정하는 역동적이고 표준화된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와 달리, 학생이 정기적으로 지역사회봉사를 했다고 말할 때 입학 사정관이 많은 정보를 갖지 못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학생들의 참여 범위와 품질이 표준화된 방식으로 측정되기 때문입니다.
AI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에세이나 추천서만으로는 AI가 학생, 상담사, 교사와 다양한 방식의 텍스트 또는 음성 기반 인터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AI는 학생의 성적, SAT/ACT 점수, 과외활동을 인지하고 그 정보를 사용하여 정확한 참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여전히 에세이와 추천서를 제출할 수 있지만, AI는 인터뷰 대상자에게 깊게 파고들어 학생들이 자신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진정으로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교육 평가와 대학 입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표준화 시험의 한계를 넘어 더 포괄적이고 공정한 평가 방식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대학 입시에서도 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교육에 가져올 변화는 단순히 기존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에 더 가까운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통한 혁신적인 교육 평가와 입시 제도의 변화가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나는 AI와 공부한다"의 내용 일부를 각색하여 재구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