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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뇌과학: AI시대에 더 중요해진 책 읽기의 가치

by SidePlay 2025. 3. 31.

AI시대에 더 중요해진 책 읽기의 가치

디지털 시대, 특히 AI가 일상화된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읽기'의 가치입니다. 가와시마 류타의 '독서의 뇌과학'은 독서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책 읽기가 중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저자가 어떻게 뇌과학적 관점에서 독서의 가치와 디지털 디바이스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AI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균형을 찾아야 하는지 알아보시죠. 

독서는 뇌의 전신운동: 책을 읽을 때 우리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독서는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닙니다. 가와시마 류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책을 읽을 때 우리 뇌는 전체적으로 활성화됩니다. 특히 '사고하는 뇌'라고 불리는 배외측 전전두엽이 활발하게 작동하며,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과 어휘를 포함한 기억을 담당하는 측두엽 하현도 함께 움직입니다. 이는 독서가 단순히 글자를 읽는 행위를 넘어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자극하는 '전신 운동'과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를 역설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언어능력은 왼쪽 뇌만 사용한다"라는 일반적인 상식이 사실은 잘못되었다는 것인데요, 가와시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독서를 할 때는 좌우 뇌가 모두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활자를 읽으면 뇌의 거의 전 영역이 움직이는 것인 셈이죠. 이는 독서가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뇌의 다양한 기능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복합적인 활동임을 반증합니다. 

 

또한 창의적 사고 중 뇌 활동과 독서 중의 뇌 활동 사이에는 상당한 유사성이 발견됩니다. '빙벽'이라는 소설을 한 달 동안 읽은 그룹과 읽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을 때, 소설을 완독한 그룹의 창의성 점수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독서가 창의적 사고력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라고 강조합니다. 

  • 독서 중에는 '사고하는 뇌'인 배외측 전전두엽이 활성화됩니다
  • 시각 정보 처리(후두엽)와 어휘 기억(측두엽 하현)이 함께 작동합니다
  • 독서는 좌우 뇌를 모두 사용하는 총체적 활동, 다시 말하면 '뇌의 전신운동'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독서 습관이 뇌의 물리적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독서 습관을 지닌 아이들의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좌반구의 백질이 더 발달해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책을 자주 읽는 아이들의 뇌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실제로 더 발달해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디바이스와 뇌 발달: 스마트폰은 왜 우리 뇌를 약화시킬까?

여기서 한 번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즉, 디지털 기기,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뇌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사고하는 뇌'인 배외측 전전두엽의 활동이 오히려 억제된다고 하는데요, 이는 기기의 화면 크기와도 관련이 있는데, 화면이 작을수록 뇌의 활동은 더 둔해짐을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연구 결과는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아이들의 뇌 발달에 관한 것입니다. MRI 촬영 결과,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한 아이들의 뇌는 3년간 추적조사를 한 결과 거의 발달하지 않은 반면,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아이들의 뇌는 같은 기간 동안 신경세포층(회백질)이 평균 50cc 정도 성장했다고 합니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 성장기 아이들의 뇌 발달을 실제로 저해할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1. 스마트폰 사용 시 '사고하는 뇌'의 활동이 억제됩니다
  2. 화면이 작을수록 뇌 활동은 더욱 둔해집니다
  3.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은 뇌 발달이 지연됩니다

더 흥미로운 연구 결과는 스마트폰 사용이 피로를 느끼지 않게 한다는 것인데요. 스마트폰을 볼 때 뇌는 마치 마사지를 받는 것처럼 편안한 상태에 있어 피로를 느끼지 않게되는데요, 그래서 스마트폰을 서너 시간씩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안함'은 중독성이 강하며, 결국 뇌를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상태에 익숙해지게 만듭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은 스위칭(switching,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중간에 끼어든 정보에 반응하며 본래 하던 일로 돌아오는 현상)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독해력을 극단적으로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저하시키는데,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어난 결과 성인들의 집중력 지속 시간이 단 8초까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반전은 이 연구를 토대로 8초 만에 사람들을 사로잡는 광고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AI 시대의 독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I 시대에 독서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가와시마 교수는 "AI 시대이기에 더욱 AI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두뇌를 단련하고 지혜를 쌓아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공지능에게 어떤 명령어를 입력할지, 출력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AI를 다룰 지혜를 고도화하기 위해 우리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책 읽기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정보 획득이 아닌,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내면의 자아와 대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을 키웁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을 때는 흔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눈에 스쳐가기 쉽습니다. 즉, 머리에 남아있지 않게 되는 것이죠.

 

독서는 언어라는 기호를 다루는 활동이며, 인간은 기호를 사용할 때 뇌가 가장 활발하게 작동합니다. 기호를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현상을 심도 있게 추상화하고, 더 차원 높은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고도의 문명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기호 사용 능력 덕분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됩니다.

 

책에서 놀라웠던 부분은 소리 내어 읽기(음독)의 효과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40대 성인을 대상으로 매일 600-800자의 글을 소리 내어 읽게 했더니 한 달 후 기억력이 40% 향상되었는데요, 더 나아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도 소리 내어 책을 읽음으로써 인지 기능이 회복되는 현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는 어떤 약물로도 얻기 힘든 효과입니다. 가와시마 교수는 음독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강력한 치매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 AI 시대에 책과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디지털 기기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저자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일례로 교육 현장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개별 학습보다 그룹 학습에 활용할 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정보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한 후, 종이 교과서와 필기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접근법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식사 시간과 같은 가족 공유 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은 대안일 것입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3번, 하루 10분씩만 책을 읽어줘도 부모와 아이 간의 정서적 유대가 깊어지고, 아이의 언어 발달과 정서 안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뇌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활동을 찾아야 합니다. 종이에 직접 손으로 글을 쓰거나, 종이 사전을 찾아보거나, 무엇보다 책을 읽는 등의 '번거로운' 활동이 실은 우리 뇌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가와시마 교수의 말처럼, "뇌도 편한 것만 추구하다가는 생각하는 힘이 쇠퇴한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할 것입니다.

 

AI 시대의 독서는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닌 우리의 인지 능력과 창의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정보의 홍수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독서는 깊이 있는 사고와 내면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AI와 함께하는 미래에서도, 아니 그런 미래일수록 책 읽기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입니다.

 

출처: '독서의 뇌과학'(가와시마 류타)을 바탕으로 작성한 서평